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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학교 민중신학회는 매주 월요일 저녁 730분 정기적으로 공부모임을 진행합니다. 학우들끼리 공통 독서를 가지고 토론하기도 하고, 때론 지도 교수님을 모시고 공부모임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것을 댓거리라고 하는데, 댓거리라는 단어를 찾아주신 백기완 선생님께서는 댓거리란 생각과 생각의 맞부딪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21일 월요일 730, 모든 학회원들이 지도 교수님이신 류장현 교수님과 함께 민중신학의 개념에 대해서 개괄적인 공부를 하는 댓거리를 가졌습니다.

이 글을 통해 류장현 교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민중신학에 대해서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음은 류장현 지도교수님의 말씀을 정리한 것입니다.)

 

민중신학이란 무엇인가

민중신학이란, 우리의 역사 상황 속에서, 우리의 영성으로 만난 하느님을 우리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김경재 교수는 민중신학을 새로운 차원의 토착화 신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중신학이야 말로 한신, 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신, 기장 안에는 바울 신앙(믿음)과 야고보 신앙(실천)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그 중 민중신학은 야고보 신앙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민중신학은 민중의 고난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민중 해방 속에서 하느님 구원을 체험하는 신학이다. 민중 체험을 곧 하느님 체험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신학이 서재에서만 신학적 논리를 펼쳐 왔다면, 민중신학은 현장 맨 밑바닥에서 나온 신학이다.

민중신학의 가장 큰 신학적 관심은 바로 민중이다. 민중신학은 단지 민중에 대한신학이 아니라, ‘민중의 신학인 것이다. 예수에 대한 별칭을 성서에서 찾아 볼 때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의 반대자로부터 나온 것인데, 예수를 죄인의 친구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죄인이란 하루 밥 벌어 먹고 살기 바빠서 안식일을 어길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바리새파로부터 종교적 규례를 지키지 못해 죄인이라고 불렸던 사람들, 곧 민중을 의미한다. 이들을 죄인이라고 한 것이다. 이처럼 죄인, 곧 민중의 친구였던 예수의 관심과 민중신학의 관심은 일치하는 것이다.

민중신학이 이제는 한 물 간 신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뀐 것이다. 고난 받는 자는 여전하고, 그것을 즐기는 자도 여전하다. 고통과 억압은 여전하다. 민중신학이 한 물 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했다.’ 편하게 살고 싶고, 즐기고 싶어서, 이 상황을 회피하고 눈을 감는 것이다. ‘예수 살기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민중신학은 예수 살기를 추구한다. 민중신학은 고난 받는 자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성서의 핵심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러한 예수처럼 살기를 요구하는 것은 곧 모두가 하나의 작은 예수들이 되라는 명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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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이란?

민중신학은 민중을 중심으로 시작하는 신학이다 보니, 민중이란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우선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다. 민중이란 누구인가?

주로 경제적 개념으로서 가난한 자, 정치적 개념으로서 피지배 계층,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 받는 사람들을 민중이라고 지칭한다. 이것은 모두 사회과학적 개념이다. 하지만 신학을 하는 우리로서는 민중에 대한 신학적 정의가 분명히 필요하다.

안병무 선생님이 발견한 오클로스개념은 분명 탁월하다. 하지만 나(류장현 교수님), 이 오클로스를 곧바로 사회과학적 개념으로 환원시킨 데서 아쉬움을 느낀다. 오클로스의 발견이 곧 민중을 말하는 신학적 정의로 발전되지 못하고 사회과학적 정의로 멈추고 만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서 비판의 요소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1980년대 민중신학은 이 지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오클로스를 발견했지만, 이것이 곧 사회과학적 민중 즉, 노동자, 농민, 빈민만을 말하게 되면서 사회과학적 정의와 구별되는 신학적 정의로서의 민중 개념을 잃은 것이다.

 

예수가 꾸는 꿈을 함께 꾸는 사람

오히려 나(류장현 교수님)는 민중이란 예수가 꾸는 꿈을 함께 꾸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수가 꿈 꿨던 새로운 사회, 즉 하느님 나라라는 꿈을 함께 꾸는 사람이 민중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곧 예수의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계급, 계층적으로 사회과학에서 말하는 민중이 아닐지라도, 예수의 꿈과 하느님 나라 운동에 동참하는 모든 사람들이 곧 민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민중, 역사의 주체

민중신학에서 민중은 역사의 주체라는 것과 민중이 하느님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민중이 어떻게 역사의 주체가 되느냐에 대해서는 정리가 필요하다.

첫째로, 민중은 하느님 체험(성령 체험)을 통하여 자기 초월성을 경험하게 되고, 종말성을 가지게 된다. 두 번째로, 이러한 자기 초월과 종말성을 가지게 된 민중은 곧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해방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민중신학은 민중메시아론을 주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다. 민중신학자 서남동 목사님은 이에 대해서 민중은 메시아가 아니라 <메시아적 역할>을 가진다.’고 말했다.

점차 사회가 변함에 따라 민중의 개념은 확대, 다양화되고 있다. 이것은 민중신학의 외연 확대의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시대적 상황에서 태어난 민중신학은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여전히 존재하는 고통을 해석하기 위한 신학적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민중신학의 방법론

1) 이원론적 인식을 극복한다. 예수와 민중, 주체와 객체가 나뉘지 않으며,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을 따로 놓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아래로부터의 방법론이다. 오직 밑바닥 민중의 눈으로부터 하는 신학이다. 민중의 눈으로 성서를 읽고 세계를 해석한다.

3) 성령론적 공시적 성서해석. 서남동 목사님의 정의를 따르자면 두 이야기의 합류이다. 이 땅에 흐르는 우리 민중의 해방 운동과, 성서에서 드러나는 민중의 해방 운동이 서로 만난다는 것을 말한다.

 

 

마치며.

 

그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아직도 민중신학이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래서 민중신학이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민중신학이냐라고 묻는 사람들에게선, 이 시대의 아픔은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하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제 굶어 죽는 사람이 어딨느냐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는 최근에 일어난 세 모녀의 죽음에서 가난해 죽는 사람을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나요? 요즘 사회에 차별이 어딨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몇 일 전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경찰이 장애인들에게 마구 최루액을 쏜 사건에서 우리는 여전한 차별을 보고 있지 않나요?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라고 말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분들을 위하여 그래서!’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고난 받는 민중들과 함께 해야 할 주류 신학자, 정치인들이 아직도?’라고 말하면서, 그들의 고통에 눈을 감기 때문에, 우리는 그래서!’라고 말하며 그 고통을 고발하고 민중과 연대하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빛과 소금의 역할을 맡자는 것입니다.

 

민중신학은 분명 새로운 변화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는 의견이 다르겠지만, 민중신학은 민중의 눈물과 고통을 해석하는 한국의 유일한 신학이라는 점에서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와 교회가 어둠에 잠식 되거나, 썩지 않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을 분명히 해 나갈 것입니다.

 

저희 한신대 민중신학회 학회원들은 그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공부하고, 고민하고, 기도하고, 실천하며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작은 예수들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 한신대 민중신학회 김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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