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어느 시절은 그 자체가 하나의 ‘점’처럼 되어 있다. 그런 점들이 엮어져 그 사람의 전체 삶이 된다. 이것을 점철(點綴)이라고 한다. ‘점’은 그 자체로 소중하며 그 자체 안에 고유한 가치가 있고 다시 반복할 수 없는 기회다. 그러므로 그 어느 한 시절도 상대화해버리면 삶이라는 선(線)에 이상이 생긴다.
어른들 중에는 ‘지금은 연습기간이다’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벌써 늙어 버린 자신 앞에 당황해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은 이 ‘연습’이라는 것을 마치 무대에 나서기 전에 잘못하면 얼마든지 다시 반복할 수 있는 배우의 연습(演習)처럼 착각한다. 자신이 ‘그것은 연습이었다’고 자위를 하는 동안 현실 속에서는 이것이 바로 나의 삶을 냉혹하게 판정하는 성적표가 됐다는 사실 앞에 깜짝 놀라는 사람이 많으나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삶은 언제나 무대 위에 있지, 무대 뒤에 있지 않다. 중학교, 고등학교의 생활도 무대 위에서의 삶이지, ‘대학’이라는 무대에 나서기 위해 연습하는 삶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때가 되면!’이라는 말은 생각도 해서는 안된다. 아니, 지금은 지금으로 현실이고, 그때는 그때가 지닌 현실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미룬 과제를 ‘그때’가 맡아서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코 ‘연습인간’이 되어서는 안된다. 나는 지금의 내 삶을 전체로써 채우고, 전체로써 발휘해야만 한다.” p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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