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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내가 사랑하는 사람

by 전혜경 posted Feb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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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시인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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