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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누군가 내리는 봄비 속에서 나직하게 말한다
공터에 홀로 젖고 있는 은행나무가 말한다
이제 그만 내려놓아라
힘든 네 몸을 내려 놓아라
네가 살고 있는 낡은 집과, 희망에 주린
책들, 어두운 골목길과, 늘 밖이었던
불빛들과, 이미 저질러진
이름, 오그린 채로 잠든, 살얼음 끼어 있는
냉동의 시간들, 그 감옥 한 채
기다림이 지은 몸 속의 지도
바람은 불어오고
먼 데서 우레소리 들리고
길이 끌고 온 막다른 골목이 젖는다
진창에서 희미하게 웃고 있는 아잇적 미소가 젖는다
빈 방의 퀭한 눈망울이 젖는다
저 밑바닥에서 내가 젖는다
웬 새가 은행나무 가지에 앉아 아까부터 나를 보고 있다
비 젖은 가지가 흔들린다
새가 날아간다
번호 | 카테고리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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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 사용됨 | 희망의 씨를 뿌리는 거야 | 관리자 | 2013.04.14 | 16722 |
386 | 사용됨 | 희망은 깨어있네/ 이해인 | 제노 | 2013.07.01 | 2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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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 사용됨 | 희망 | 관리자 | 2013.04.14 | 15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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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 사용됨 | 화살/ 고은 | 제노 | 2013.08.08 | 15946 |
376 | 사용됨 | 현장을 외면하고서는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GILMOK0510 | 2014.01.23 | 16063 |
375 | 사용됨 | 현장에서 절규하는 자는 신이 죽었다고 한다. | GILMOK0510 | 2014.01.26 | 15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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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 사용됨 | 해방의 선언은 어쩔 수 없이 정치적 차원에서의 싸움을 낳게 한다 | GILMOK0510 | 2013.12.30 | 16182 |
370 | 사용됨 |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도종환 (겨울용) | 제노 | 2013.09.17 | 16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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