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윤동주

제노

조회 수 14185 댓글 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 - Up Down Comment Print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을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Facebook Twitter

Up Down Print

댓글 쓰기

●? 에디터 선택하기

✔ 텍스트 모드 ✔ 에디터 모드

Category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	사용됨	푸른 하늘을/김수영	제노	2013.09.23	17082
28	사용됨	풀/ 김수영	제노	2013.09.23	16609
27	사용됨	풀꽃의 노래	관리자	2013.12.27	14821
26	사용됨	하급반 교과서 /김명수	제노	2013.08.08	15468
25	명구	하느님 따위도 무섭지 않을 때, 그는 정말 이미 선고 받은 자인 것이다.	GILMOK0510	2014.01.16	15760
24	사용됨	하느님은 성문 안에 없다.	GILMOK0510	2013.12.19	15138
23	사용됨	한 그루의 나무처럼 /이해인	제노	2013.06.06	21819
22	사용됨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가톨릭 염수정 대주교 서한 中	제노	2013.05.09	14232
21	사용됨	할 수 없다 라는 말/ 에드가 게스트	제노	2013.07.09	16754
20	사용됨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도종환 (겨울용)	제노	2013.09.17	16587
19	사용됨	해방의 선언은 어쩔 수 없이 정치적 차원에서의 싸움을 낳게 한다	GILMOK0510	2013.12.30	16200
18	사용됨	행동과 연결되지 않는 기도는 참 기도일 수 없다.	GILMOK0510	2014.01.13	16552
17	사용됨	행복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용혜원	제노	2013.09.23	17789
16	사용됨	헐거워짐에 대하여/박상천	제노	2013.09.23	16651
15	사용됨	현장에서 절규하는 자는 신이 죽었다고 한다.	GILMOK0510	2014.01.26	15871
14	사용됨	현장을 외면하고서는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GILMOK0510	2014.01.23	16088
13	사용됨	화살/ 고은	제노	2013.08.08	15961
12	사용됨	흔들리며 피는 꽃	관리자	2013.04.14	15826
11	사용됨	흙 한 줌 이슬 한 방울/ 김현승	제노	2013.08.08	16183
10	사용됨	희망	관리자	2013.04.14	15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