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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노동절, 다시 돌아보는 May Day 역사


5월 1일은 메이데이(May Day)이며, 국제노동자의 날(International worker's Day)라고도 부른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날을 노동자의 날로 경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절이고 부르지만 정부에서는 여전히 ‘근로자의 날’이라고 한다.

 

메이데이가 생기게 된 배경에는 1884년 무렵부터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미국 노동자들의 땀과 피가 어려 있다. 당시 미국의 인구는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5천만명, 그리고 890만명의 농민, 850만명의 노동자가 있었다. 당시 미국은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독점기업들이 국가 권력과 결탁하여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사회로 노동자들은 주당 100시간씩 일하고 있었다.

 

이에 맞서 1866년 노동자들의 조직인 <전국노동협회>가 결성되었으며, 뒤이어 <노동기사단>, <미국노동총연맹> 등이 결성되는데 이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최대 과제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8시간 노동제 입법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러한 요구는 곧바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가령 미국 캐나다 노동총동맹은 1884년 연차 총회에서 2년 후인 1886년 5월 1일을 기해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는 파업을 전개하기로 결정하였다. 대규모 파업을 2년 전부터 준비한 것이다.

 

역사적인 1886년 헤이마켓 사건

 

그리고 1886년 5월 1일 시카고에서도 평화적인 파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다음날 경찰의 의해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격분한 노동자 30만명이 5월 3일 헤이마켓 광장에서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폭탄이 터졌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200여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였으며 경찰도 1명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노동운동 지도자 8명이 사건의 주모자로 체포되어 무정부주의자(아카키스트)라는 이유로 7명은 사형, 나머지 1명은 1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며, 결국 5명이 희생되었다. 이것이 유명한 헤이마켓 사건(Haymarket Affair)이다. 시간이 흘러 7년 후 이 폭탄 사건은 자본가들이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조작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날조된 사건에 의해 노동자와 노동운동가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더 거세져갔고 마침내 1890년 메이데이 총파업은 수십만의 노동자들의 참가함으로써 8시간 노동제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1889년 7월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일을 맞아 세계 20개국 391명의 노동조합 대표가 파리에 모여 국제적인 노동운동기구인 국제노동자대회(제2 인터내셔널)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서 노동보호, 결사의 자유, 전쟁과 평화에 관한 내용 등과 함께 8시간 노동제 쟁취가 결의되었으며, 미국 노동자들의 위대한 투쟁을 확산시키고자 5월 1일을 국제적인 노동자 단결의 날로 정할 것을 결의 하였다.

 

1889년 결정에 따라 다음해인 1890년 5월 1일부터 독일, 영국, 헝가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전 세계 도시에서 제1차 메이데이 행사가 진행되었다.

 

미국의 경우 1869년 필라델피아에서 전국노동조합연합체인 노동기사단(Knghts of labor)이 결성되었고 1866년에 미국노동총연맹이 결성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노동자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제2인터내셔널이 주도하는 1월 1일을 기념하지 않고 현재까지 매년 9월 첫째 일요일을 노동절(Labor Day)로 기념하고 있다. 미국 노동운동과 궤를 함께 하는 캐나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제치하인 1923년 <조선노동연맹회>라는 노동조합 조직이 처음으로 전세계 노동자들과 발을 맞추어 메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그 후 일제의 탄압으로 제대로 된 기념행사를 하지 못하다가 해방 후인 46과 47년에는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과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대한노총)이 각각 메이데이 행사를 했다.

 

미군정의 탄압으로 전평이 와해되고 난 이후에 대한노총을 중심으로 형식적인 메이데이 행사가 진행되었으나 이마져도 내부 파벌 싸움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은 ‘메이데이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데 반공(反共)을 국시로 하는 남한에서 이를 기념할 수 없으니 별도의 날을 정하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대한노총은 창립기념일(1946.3.10)을 새로운 노동절이라 제정하였다. 그래서 1959년 3월 10일 “제1회 노동절”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가령 “존경하옵는 이승만 대통령 각하에게 드리는 메세지”를 채택하기도 하였다. 이후 1963년 4월 17일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법률 제1326호)이 처음으로 통과되어 정식으로 유급휴일이 되었고 노동절이란 말 대신 근로자의 날이 생기게 되었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1961년에도 5월 1일 메이데이 행사가가 진행되었다가 곧바로 박정희가 일으킨 5.16 군사 쿠데타로 인해 대한노총마저 해산되었고 이후 재건된 한국노총(61.8.30일)은 대한노총 창립기념일인 3월 10일을 여전히 ‘근로자의 날’을 기념해 왔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등장한 민주노조들이 결집하여 전국노조합협의회(전노협)를 만들었고 이들이 다시 5월 1일을 기해 메이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기념하기 시작 한다. 당시 자본과 정권은 어딘지 불온한(?) ‘노동자’라는 말보다 ‘근로자’라는 말을 강조하던 시대였다. 전노협이 주최하는 노동절 행사는 불법 집회라는 딱지가 붙었고 대학교 안에서 전투 경찰과 싸우며 자욱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진행된 경우가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민주노조들의 세가 확대되고 이미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기념하고 있는 5월 1일에 메이데이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하자 조직이탈의 위기감을 느낀 한국노총은 1989년 대의원대회에서 ‘근로자의 날’이라는 명칭을 포기하고 ‘노동절’로 변경하며, 날짜도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변경할 것을 결의 한다.

 

이러한 변화된 분위기를 반영하여 정부는 1994년 3월 9일 기존에 있던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근로자의 날’을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변경하였다(법률 제4738호). 이 법률은 단 한 조항 밖에 없다. 즉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하고 이 날을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급 휴일로 한다”는 것이 전부이다. 메이데이는 민주노조 운동의 힘으로 5월 1일로 바로잡았지만 여전히 현재의 법으로는 “근로자의 날”인 것이다. 또한 매년 어김없이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정부는 소위 “노사화합”에 앞장선 “모범 근로자”들에게 포상을 한다. 어쨌든 이 법에 의해 모든 ‘근로기준법’에 의한 노동자들은 5.1일 유급 휴일을 보장받아야 한다.


사족: 올해는 몇 주년 노동절?

 

올해 노동절은 123주년 노동절일까?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 시카고 헤이마켓 사건이 발생한 해는 1886년, 제2차 인터내셔널은 1889년, 국제적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한 것은 1890년 5월 1일 행사부터이다. 즉 1890년 5월 1일이 첫 번째 노동절 행사였다.

오늘날 만국의 노동자들이 ‘노동절’로 기념하고자 하는 날은 첫 번째 노동절이 열린 1890년 5월 1일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피로 얼룩진 1886년 5월 1일이다. 따라서 123 ‘주년’ 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123회 세계노동절, 혹은 2013년 세계노동절이 옳은 표현이라 생각한다.

 

2013년 노동절은 전국에서 권역별로 개최되며, 수도권은 오후 3시 서울역광장에서 진행된다. 오후1시 서울역광장에서는 진주의료원 살리기 공공의료 사수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사전 결의대회도 열린다. 함께 흘리는 노동자는 피와 눈물은 역사의 강물이 되어 흐른다는 것이 노동절의 역사에도 오롯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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