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열두 개의 빈 의자/ 김수영
열두 개의 빈 의자
가난뱅이 고흐는 의자를 열두 개나 가지고 있었다
그가 한 번도 앉지 않은 팔걸이가 달린 의자들
파이프를 얹어둔 낡은 밀짚의자는
내 방 구석에 걸려 있다
빵을 굶어가며 마련한 새 의자
그는 누구를 기다리며 의자를 비워 두었을까
한밤중 신발을 끌며 집으로 돌아가는
늙은 광부를 위해
어두컴컴한 식탁에 둘러앉아 감자를 먹는
농부를 위해
바람을 막기 위해 심어진
사이프러스 나무를 위해
창을 열듯 제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는
해바라기를 위해
그리고, 쪽창으로 들어오는 별빛을 바라보는
그 자신을 위해?
어떤 모습이든 그들은 의자에 앉아
예수님의 열두 제자처럼 그를 에워싸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초대한 손님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내 마음의 쓸쓸함이 부른 손님들인 것이다.(김수영)
번호 | 카테고리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6 | 사용됨 | 푸른 하늘을/김수영 | 제노 | 2013.09.23 | 17071 |
» | 사용됨 | 열두 개의 빈 의자/ 김수영 | 제노 | 2013.09.23 | 15999 |
234 | 사용됨 | 풀/ 김수영 | 제노 | 2013.09.23 | 16597 |
233 | 사용됨 | 관심 밖/ 박상천 (겨울용) | 제노 | 2013.09.23 | 15670 |
232 | 사용됨 | 나에게로 가는 여행/ 이승희 | 제노 | 2013.09.23 | 15487 |
231 | 사용됨 | 9월의 시 | 관리자 | 2013.09.17 | 17654 |
230 | 사용됨 |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도종환 (겨울용) | 제노 | 2013.09.17 | 16570 |
229 | 사용됨 | 나를 위로하는 날/ 이해인 | 제노 | 2013.09.17 | 20539 |
228 | 사용됨 | 기다리는 사람에게(안도현) | 제노 | 2013.09.17 | 19834 |
227 | 사용됨 |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 제노 | 2013.09.17 | 15098 |
226 | 사용됨 |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 제노 | 2013.09.16 | 15773 |
225 | 사용됨 | 꽃피는 말/ 박노해 | 제노 | 2013.09.16 | 16062 |
224 | 사용됨 | 落日/ 신경림 | 제노 | 2013.09.16 | 17261 |
223 | 사용됨 | 싹/ 신경림 | 관리자 | 2013.09.16 | 15288 |
222 | 사용됨 | 빛/ 신경림 | 제노 | 2013.09.16 | 15544 |
221 | 사용됨 | 길목에서 만난 심원 안병무 - 2013-09-13 | GILMOK0510 | 2013.09.13 | 14832 |
220 | 사용됨 | 길목에서 만난 심원 안병무 - 2013-09-12 | GILMOK0510 | 2013.09.12 | 14962 |
219 | 사용됨 | 길목에서 만난 심원 안병무 - 2013-09-11 | GILMOK0510 | 2013.09.11 | 15737 |
218 | 사용됨 | 길목에서 만난 심원 안병무 - 2013-08-29 | GILMOK0510 | 2013.08.29 | 14731 |
217 | 사용됨 | 길목에서 만난 심원 안병무 - 2013-08-28 | GILMOK0510 | 2013.08.28 | 14927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